다시함께상담센터는 다양한 성매매방지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2025년 7월
98호
이웃집 활동가 홀수달 마지막 주에 한 번씩 찾아와 다시함께상담센터 활동가의 삶과 활동 이야기,
활동 중 겪은 인상적인 경험, 그리고 활동가들은 일상 속에서 어떤 고민을 하는지에 관해 이야기하는 편지입니다.
* * *
안녕하세요, $%name%$님
이번 이웃집활동가에서는 예민하고 불안한 기질 속에서도 계속해서 반성매매 활동을
하고 있는 활동가의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회피하고 싶은 순간도 있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반성매매! 하고 있는 활동가의 이야기를 통해
잠시 쉬었다가 또 함께 걸어가기를 희망합니다.



다이아몬드도 모난 돌


모난 돌멩이

 솔직히 말하면 저는 어디서든 불화의 중심에 있었어요.
다른 사람들은 그냥 넘기는 일에 혼자 예민하게 반응했고, 그 결과는 언제나 비슷했죠. ‘유난인 사람’, ‘짜증과 불만’ 주변 사람들 모두가 저를 그렇게 여겼습니다.
그게 억울했지만 부정할 수는 없었어요. 실제로 저는 늘 울분을 토하는 사람이었거든요. 불편을 느끼는 감각이 너무 예민해서 그걸 말하지 않고 삼키는 게 더 힘들었으니까요. 어떤 장면은 그냥 넘기지 못했고, 어떤 말은 못 들은 척하지 못했습니다. 불편한 것을 보면 불편했고, 또 제 눈엔 그런 것들이 참 잘 들어왔어요. 그러다 보니 가족들과도 불화가 잦았고 저는 결국 도피성으로 상경을 택했습니다.


 서울에 취직하면서 영등포로 이사를 왔어요. 평생 지방에서 살던 어린 제 눈에 서울이 얼마나 커 보였을까요? 말로만 듣던 한강공원, 여의도 영등포역의 쇼핑몰...... 서울의 환상이 영등포에 있었어요. 하지만 그 화려함의 뒷면은 금세 드러났어요. 커다란 쇼핑몰 뒤 영등포 집결지를 마주하고 크게 당황했습니다. 적나라한 폭력의 현장이 너무나도 가까이 존재하고 있었습니다.
 
 사실 외면하고 싶었습니다. 지금 돌아보면 아마 방어기제였던 것 같아요. 이 현실을 제대로 받아들이면 다시는 예전처럼 돌아갈 수 없을 거라는 두려움이 컸습니다. 그런데 못 본 척, 모르는 척 살다 보니 몸이 아팠어요. 느끼는 감정을 제대로 표현하지 못하고 안에서만 분노하니까 속이 곪더라고요. 모르는 척하면서 병드는 삶을 더는 감당할 수 없었습니다. 결국 현실을 마주하기로 했고, 그렇게 저는 다시함께에 왔습니다.
 현장에서 본 성산업의 현실은 생각보다 훨씬 복잡했습니다. 그 안에는 폭력과 착취가 뿌리 깊게 얽혀 있었고, 단순히 개인의 선택으로 설명될 수 없는 구조적 문제가 분명히 존재했어요. 이걸 모르고 살아온 시간이 낯설게 느껴질 만큼, 성착취는 이미 제 일상 깊숙이 스며들어 있었어요.
이 모든 것을 알게 된 뒤로는 외면도, 침묵도 할 수 없었습니다. 보지 못하던 것들이 보이기 시작하자 계속해서 화가 났고, 주변 사람들도 이 사실을 함께 알았으면 하는 마음에 열심히 성착취의 구조와 실태를 알리고 다니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반성매매 활동을 함께 하는 이들 대부분이 겪었듯, 주변 사람들은 크게 동요하지 않았습니다. 나만 너무 예민한 것 같고, 괜히 다른 사람까지 불편하게 하는 것 같아 외로웠습니다. 그럼에도 멈출 수 없었던 건, 그 예민함이 저를 움직이게 하는 힘이라는 걸 다시함께에서 확인했기 때문입니다. 비슷한 감정을 가진 사람들이 예민함을 이상하게 여기지 않고, 그걸 통해 오히려 현실을 더 깊이 들여다보는 모습을 보면서, 처음으로 예민한 기질을 가진 나를 스스로 이해하게 되었어요.
항상 모난 돌 취급을 받던 제가 이상하지 않은 곳, 이곳에서의 연대와 위로가 제게는 큰 힘이 되었습니다.
 아마 여러분도 한 번쯤은 경험해보셨을 거예요. 다른 이들은 일상처럼 지나가는 일을, 우리는 쉽게 넘기지 못했던 그 순간들을요. 그럼에도 멈추지 않는 이유가 무엇인가요? 그 물음과 그 답 속에서, 우리는 또다시 치유 받을 수 있다고 믿습니다.
 
 예민한 게 단점이 될 수도 있겠지만, 그 예민함이 저를 앞으로 나아가게 합니다. 제가 느끼고 흔들리며 걷는 길이 옳다고 믿어요. 그래서 이 길을 함께 걷고 싶습니다. 불안하고 지쳐도, 옆에 있는 이들을 보며 잠시 쉬었다가, 다시 같이 가요.
함께 성장하고, 반성매매 활동으로 연대하고 싶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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