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함께상담센터는 다양한 성매매방지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성매매+Cross 기획기사)


 



반성매매 × 시민



 


담당자 권경란 (다시함께상담센터 감시사업팀)


 


성매매와 대중의 접점을 만들고 싶었어요.


최근 여성폭력 이슈와 관련된 많은 범죄가 일반 대중의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성폭력 사건, 미투 운동, 불법 촬영 및 유포의 문제 등 다양한 문제들이 그동안의 정적을 깨고 수면위로 떠올랐고 세상을 들썩이게 만들었죠. 미투 운동에 대한 세간의 관심만 보더라도 그 사실을 알 수 있을 것입니다. 학교에서도, 체육계에서도, 예술계에서도, 정치계에서도 미투가 이어졌고 그에 대한 대중의 관심과 분노를 반영이라도 하듯 의미 있는 판결들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고요. 그런데 애석하게도 반성매매 인식이 이러한 시류에 합류해 함께 급물살을 타고 있냐고 묻는다면 조금 마음이 아프지만 아니라고 대답할 수 있을 것입니다.


 


성매매 문제가 여성 인권과 직결되어 있는 문제이고 여성혐오와 직접적으로 맞닿아 있음에도 일반 대중들의 시선이 닿지 못하는 위치에 있다는 사실에 대해 센터 내부적으로도 굉장히 고민이 많았습니다. 이러한 문제에 대한 고민을 어떻게 일반 대중과 공유할 수 있을까에 대한 생각에서 <반성매매 대중강좌 성매매+Cross>의 기획이 시작되었습니다. 성매매가 우리와 밀접하게 닿아있는 문제라는 것을 알아달라는 외침이었죠.


 


24시간이 2시간이 모자라~


늘 사전 참여자 모집에 많은 걱정을 했고 이번 강좌 또한 그랬습니다. 강의 장소가 너무 넓은 것은 아닌지, 간식을 너무 많이 준비한 것은 아닌지, 이런 저런 걱정을 했지만 오래 가지 않았습니다. 사전참가자 모집이 조기 마감이 되어야 할 정도로 예상보다 많은 분들이 참여 신청을 해주셨고, 4회기 내내 행사장 안을 가득 채워주시는 참여자분들이 있었기 때문이죠.


 


그에 보답하듯이 각 강의는 알차게 진행되었습니다.


1강이었던 성매매+남성문화에서는 오마이뉴스의 박정훈 기자님이 강의를 통해 남성들이 성 구매를 왜 하는지, 성구매가 남성문화 중심에 있는지에 대해 진단해보고, 성구매가 페미니즘의 수용을 막는 새로운 남성성의 탄생을 어떻게 방해하는지를 분석해보았습니다.


2강, 성매매+여성혐오에서는 김홍미리 선생님께서 여성혐오에 대한 정의와 역사를 확인하고 성매매가 어떤 방식으로 여성혐오에 작용하는지를 설명해주셨습니다. 근대 사회계약론 속 여성의 위치와 원초적인 성적계약이 어떻게 이루어졌는지, 그것이 한국에는 어떤 방식으로 실행이 되어 지금까지 여성혐오가 이루어질 수 있었는지, 성매매는 왜 역사 속에서 지워졌는지, 왜 성욕이 아닌 지배욕의 문제인지에 대해서도 알 수 있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3강에서는 토크쇼 형식을 통해 성매매와 디지털성폭력의 접점을 확인하는 시간을 가졌으며, 4강에서는 황금명륜 선생님께서 노르딕 모델(성매매 수요차단) 국가들을 직접 방문하며 보고 경험하였던 생생한 이야기를 해주셨습니다. 스웨덴, 프랑스, 네덜란드의 사례를 각각 살펴보고 성매매를 왜 거래나 노동이 될 수 없는지에 대해 알았고, 국내 반성매매 정책의 방향에 대해 고민할 수 있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매 강좌를 마치고 받았던 만족도 조사지에 가장 많았던 피드백은 “심화 교육이 있었으면 좋겠다.” 와 “두 시간으로는 강좌 시간이 모자라다.” 였습니다. 끝나는 시간이 아쉬운 강의라니, 이보다 더 좋은 칭찬이 어디 있을까요. 좋은 평가를 들을 때마다 강좌를 준비하며 힘들었던 것들을 보상받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우리 크로스 좀 보세요! 두 번 보세요! 계속 보세요!


4강짜리의 강좌를 준비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라는 각오를 했지만 정말 시작해보니 ‘어느 것 하나 쉬운 일이 없구나.’ 라는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그 중에서도 가장 손이 많이 가던 순간을 꼽자면, <3강 성매매+디지털성폭력>을 꼽고 싶습니다.


 


다시함께상담센터는 과거 사무실을 마주하고 있던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와의 협업을 통해, 성매매와 디지털성폭력이 밀접한 연관성을 갖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던 경험이 있습니다. 그 경험을 바탕으로 우리가 느꼈던 연관성을 정리하고 시민들과 공유하자는 목표를 위해 준비된 강의였고, 그 방식에 토크쇼 형식이 가장 적합하리라 판단했습니다. 그래서 3강인 <성매매+디지털성폭력>은 크로스 강좌 중 토크쇼 형식으로 진행이 된 유일한 강좌였습니다. 성매매와 디지털 성폭력 카르텔의 유사점을 가장 효과적으로 보여줄 방식에 대해 다섯 번이 넘는 회의를 진행해 이야기를 듣고 그 결과 <플랫폼, 포인트, 소비자/구매자>라는 구성으로 두 산업을 가장 효과적으로 비교할 수 있는 방식을 만들어 내기도 하였습니다. 그 과정에서 연대와 지지의 마음으로 힘을 실어주시고, 함께 내용 구상에 힘써주신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와 이효린 대표님께 감사드립니다.


 


성매매와 디지털 성폭력을 가능하게 하는 알선업자들에 대해 조명해보았습니다. 온라인 상의 성매매 알선 포털사이트라는 플랫폼을 들어보셨을 것입니다. 성매매 업소를 대상으로 성매매 업소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이용권과 할인권 등을 상납받고 여청단과 같은 조직을 운영해 자신의 플랫폼을 이용하지 않는 성매매 업소를 위협하기도 합니다. 그렇게 받은 돈과 업소 할인 쿠폰 등을 이용해 성구매자들을 유인하고 홈페이지 활성화의 주요 포인트로 사용합니다. 성구매 후기 작성, 성구매 후기 댓글 작성 등으로 포인트를 축적해 그것으로 업소할인권이나 무료이용권을 경매하여 다시 성구매를 반복하도록 촉진하는 기제가 되기도 합니다. 하나의 종합적인 여성혐오의 장이라고 할 수 있겠지요.


디지털 성폭력에는 크게 두 종류의 플랫폼이 존재하는데요. 포르노사이트와 웹하드가 그 두 가지 플랫폼입니다. 이 플랫폼들은 불법 촬영된 영상 혹은 허락하에 촬영되었지만 유포되지를 원치 않는 영상을 업로드하는 헤비 업로더를 고용했습니다. 고용된 헤비 업로더들은 현금화 가능한 포인트를 위해서 해당 영상을 업로드 하고, 업로드 된 영상을 구매자들이 돈을 내고 다운받았습니다. 그들에게 피해영상은 그저 저작권료가 부여되지 않는 소득원에 불가한 것이겠죠.


 


성매매와 디지털성폭력에 대해 잘 모르시는 분들도 이날의 강의를 들으셨다면 왜 이 두 카르텔이 없어져야하는 문제인지에 대해 깊게 공감하고 가셨을 거에요. 성매매와 디지털 성폭력 카르텔이 어떤 식으로 여성의 몸을 재화화하고, 영업 비결이 없더라도 손쉽게 장사를 할 수 있는 현실에 대해 설명하면서 그 안에서 소름 끼치게 일치하는 접점들을 찾아 강좌에 오신 분들에게 설명드렸습니다. 참여자분들이 함께 놀라고 분노해주셨을 때의 짜릿함이 여전히 생생해요.


 


우리 내년에도 만나요~


이런 대중강좌가 더 많았으면 좋겠다는 평가, 심화 대중강좌가 더 있었으면 좋겠다는 평가와 함께 성매매가 각각의 주제와 어떤 연관이 있는지 알게 되었다는 평가가 있었습니다. 그러한 평가가 대중강좌를 통해서 반성매매 의식과 만나게 되었다는 말인 것 같아 반가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다시함께상담센터는 성매매방지법이 제정되기 전, 2003년부터 설립되어 지금까지 성매매 피해 여성과 만나고 있고 반성매매 운동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축적된 기간만큼이나 성매매와 관련된 분야에서 하고 싶은 이야기가 참 많은 기관이기도 합니다. 2019년 반성매매 대중강좌 성매매+Cross를 그 시작으로 시민분들이 반성매매를 만날 수 있는 더 많은 자리를 마련하기 위해 고민을 할 것이고요.


 


그 고민의 결과를 내년에 함께 확인해보시면 어떨까요? ^^ 다시함께상담센터는 더 많은 시민분들의 참여를 기다리고 있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