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함께상담센터는 다양한 성매매방지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성매매 광고 차단하기! 온라인 시민감시활동




작성자 : 감시사업팀 장윤선





누군가는 성매매알선광고물을 보고 암호문 같다고 생각할 수 있겠습니다. 노콘, 질싸, @, 원샷, 등등의 단어, 맥락을 이해할 수 없는 문장과 조합. 아는 사람들만이 소통하기 위한 용도. 여러모로 암호문의 조건을 고루 갖추고 있기도 하지요.

감시사업팀에서 인터넷시민감시단과 함께 알선광고물을 보며, 이제는 제법 암호 해독의 전문가가 되었습니다. 문서를 위에서 아래로 훑으면 중요단어들이 보이고, 그 단어들이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들도 순식간에 이해합니다. 어떤 업소를 광고하려고 하는 것인지, 어디로 연락해야 할지, 어떤 코스와 어떤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지, 어떤 여성이 서비스해줄 수 있는지. 암호 해독의 대가로 씁쓸한 감정도 추가됩니다.




* 암호가 감춘 것은 차별 #성차별 #불평등



씁쓸한 감정은 왜 생길까요? 대부분의 암호문은 해석됨에 따라 그 안에 중요한 의미를 내포하고 있지만, 더욱이 성매매알선광고가 내포하고 있는 것은 뚜렷한 목적이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광고가 보여주는 여성이 그렇습니다. 성매매알선광고물 속의 여성은 인격체가 아닌 듯 보입니다. 광고는 여성을 진열하고 있고, 관찰하고 있습니다. 여성의 신체 사이즈 혹은 외모, 여성이 제공하는 서비스에 추가 옵션이 어떤 것이 있는지, 어떤 마인드로 서비스를 해주는지만을 철저하게 전시합니다. 금액에 따라 서비스를 수행해야만 하는 위치임을 알리고 있습니다. 이러한 광고가 홈페이지, 댓글, SNS 등에 무분별하게 뿌려지고, 누구든 볼 수 있다는 사실도 문제입니다. 단순히 광고의 의미뿐 아니라 불평등한 시선을 공유하고,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그러한 시선을 수용해도 된다는 메시지도 동반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성매매 알선 광고는 철저하게 여성을 상품화하고 있습니다. 어쩌면 성매매알선광고물은 지금의 사회가 성차별적이고 불평등하다는 것을 단적으로 말하는 지표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 차별을 해독하는 사람들 #서울시인터넷시민감시단



이 불평등을 해결하기 위해 성매매 알선 광고를 찾아 해독하고 신고하는 서울시 인터넷시민감시단이 있습니다. 2021년 활동을 시작한 지 3개월이 되었는데 성매매 알선 광고는 꼬리에 꼬리를 물고, 끊임없이 발견되어 하루 평균 약 400여 건이 신고되고 있습니다.

사이트, 채팅앱뿐만 아니라 일상에서 사용하는 SNS에도 성매매 알선 광고가 뿌리 깊게 자리 잡고 있습니다. 실로 어마어마한 수치에 압도되기도 합니다. 하지만 인터넷시민감시단의 집념은 이보다 더 대단합니다. 실시간으로 올라오는 성매매 알선 광고만 아니라 아직도 삭제되지 않은 광고물들도 발굴해 신고하고 있으니까요.

5월까지 인터넷시민감시단을 통해 신고된 35,167건 성매매 알선 광고 중 처리 중인 신고물(3,862건, 10.98%)을 제외하고 7,507건(21.35%)만이 삭제되거나 정지되었습니다. 담당자로서 아직 목이 마를 수밖에 없는 결과이지만, 매년 삭제 비율은 점점 증가하고 있습니다. 좋은 변화도 생기고 있습니다. 인스타그램의 신고 창구에 ‘성매매 알선’이라는 세부 신고 항목이 생성되었다는 점입니다. 이 신고 창구가 삭제 처리와 직결되는 미래도 꿈꾸고 있습니다. 각각의 SNS 플랫폼이 지금보다도 조금만 더 책임감과 문제의식을 느끼고, 적극적으로 삭제되었으면 하는 마음도 있습니다.




* 더 넓어지는 시민활동



담당자의 목마름은 깊어지고 시민들의 신고는 담당자에게는 오아시스가 됩니다. 신고 방법이 복잡하지 않아 신고할 성매매 알선 광고를 해독할 줄 안다면 누구나 손쉽게 신고할 수 있습니다. 그 덕에 인터넷시민감시단뿐만 아니라 타 지역의 시민들을 대상으로 온라인 내 성매매 알선 광고를 신고하고자 하는 기관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습니다. 암호 해독 방법을 공유하는 기분으로 교육을 진행하며, 온라인 내 신고 활동에 참여하는 분들도 점점 많아지고 있습니다.

혹시 알선광고물을 신고했는데 결과가 잘 나오지 않으셨더라도 슬퍼하거나 노여워하지 마셨으면 좋겠습니다. 점점 더 많은 시민들이 함께하고 있고, 우리는 모일수록 강해질 것이니까요. 우리의 작은 신고 하나하나가 반성매매 실천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고, 또 이 성매매 알선 광고물이 단순한 하나의 광고물이 아니라는 사실도 잊지 말아주세요. 그러다 보면 성매매 없는 성평등한 온라인 세상에 한 걸음씩 가까워질 것이라 믿습니다. 성평등한 온라인 세상을 위해 노력하고 꿈꾸는 길. 그 길을 다시함께와 시민이 함께 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