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함께상담센터는 다양한 성매매방지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성매매 문제를 풀어내는 전지적 ‘시민’ 참여 시점

2020년 성매매추방주간 온라인 캠페인을 진행하고


감시사업팀 권경란




성매매라는 단어를 들으면 어떤 기분이 드시나요?

성매매방지 활동가로서, 일반 시민분들께 캐묻고 싶고, 소통하고 싶은 질문입니다. 활동가인 저에게 있어 성매매는 매우 다채로운 색상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어렵고, 복잡하고, 또 방대한 내용이 들어 있는 주머니처럼 보이기도 하고, 끊임없이 길어지는 실타래 같기도 합니다. 그래서 한 가지의 주제를 갖고 이야기를 해보자, 자리에 앉고 고민을 하다 보면 하고 싶은 말이 끝없이 쏟아지기 마련입니다. 그래서 “성매매 추방을 위해 캠페인을 만들어보자.”라는 이야기에 덜컥 겁이 나는 것은 어쩌면 자연스러운 현상인 것 같습니다. 그래도 눈치 없이 시간은 가고 9월의 네 번째 주, 2020년에도 성매매추방주간이 어김없이 돌아왔습니다.


성매매? 피해자 지원은 해야지…, 근데 그런다고 그게 없어질까?

이 질문에 다시함께상담센터 입사 전 저의 대답으로 캠페인 이야기를 시작해도 좋을 것 같습니다. 누군가가 성매매라는 단어에 대해 물었다면, 당시의 저는 “직접적으로 나와 관련된 문제는 아니지만 어딘가에서 피해는 일어나고 있다는 사실은 알고 있고, 너무 거대하고 오래된 문제이니 없애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대답했을 것입니다. 그러다보니 성매매 문제를 처음인식하게 되는 분들도 그런 생각을 할 것이라는 예상이 됩니다. 나와 크게 관련은 없고, 없애는 것도 힘든 사회 문제. 그런데 입사 후 성매매에 대해 더 많이 알고 보니 그게 아니라는 이야기가 하고 싶어졌습니다. 나와 너무나 많은 관련이 있고, 같이 힘을 합쳐서 변화를 이루어낼 수도 있다고,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고르디우스의 매듭이라고 아시나요?

알렉산드로스 대왕이 칼로 잘랐다고 전해지는 전설 속의 매듭입니다. 아무도 풀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한 꼬인 매듭을 칼로 잘라내었다는 이야기입니다. 그 매듭이 성매매와 비슷하다고 생각합니다. 오래됐고, 다양한 모양새로 복잡하게 꼬여있고, 속을 알기 어려워 나의 삶과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을 자주 잊어버리게 되는 매듭. 풀기 어려워 보이지만 사실 아주 간단한 실천으로 변화를 이끌어 낼 수 있다는 것 역시 성매매방지활동과 비슷합니다.


복잡해 보이는 매듭을 해결하는 방법은 아주 간단합니다. 성착취에 동조하지 않는 문화를 우리 모두 함께 만들어내면! 되는 일입니다.

* 성구매를 하지 않고!

* 성매매 피해자와 함께 연대하고!

* 성매매 문제에 대해 함께 공부하고!

* 상업화된 성착취를 함께 감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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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60분의 시민들이 다양한 의견으로 성매매방지에 동참하겠다고 이야기해주시고, 축복을 받아가셨습니다. 모든 다짐들이 많은 선택을 받았지만, 특히 성매매 방지를 공부하겠다고 다짐하신 분들이 가장 많았습니다. ‘선택한 부엉이 이외의 다른 부엉이의 축복도 궁금하다.’는 후기가 많아 전체 부엉이의 축복을 모두 보여드립니다.


* 민트부엉이 : "성매매 피해자를 삿대질하며 비아냥거리기보단 이제 우리사회의 인식이 바뀌어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

* 보라부엉이 : "성매매가 일상에서도 쉽게 접할 수 있다는 것은 그것이 너무도 당연시되어있고 만연해있기 때문. 성매매에 대한 문제 의식을 가지고 감시하고, 신고하고 알리겠다."

* 주황부엉이 : "성매매가 근절되기를 바라면서도 관심이 부족했음을 반성한다. 앞으로 성매매가 없어지는 그날까지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지고 응원하겠다."

* 초록부엉이 : "잘 알지 못해 주춤했던 순간이 있었다. 공부하고 알아가며 더 나아가 할 수 있는 일에 대해 고민해보겠다."

각양각색의 그러나 성매매방지와 관련된 욕심많은 댓글들을 보며 마음이 뿌듯했습니다. 우리의 이런 다짐은 결국은 문화가 될 것이고, 그 문화는 매듭을 끊는 우리의 ‘잘 벼린 칼’이 될 거라고 기대합니다.


랩퍼는 음악으로 말하고, 홍보 담당자는 캠페인으로 말하겠습니다. 비트 주세요

성매매는 너무나 오래된 사회 문제라 대중의 피로감을 유도하는 사회적 이슈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사실 그 말을 듣고 우울했던 이유는 그에 깊이 공감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성매매방지 활동가로서 같은 이야기를 되풀이하고 있는 것 같은 느낌, 변화가 미미한 것 같은 순간들은 분명 사람을 지치게 만듭니다. 하지만 지금처럼 성매매방지 활동을 시민과 함께 하고 있어 즐겁고 뿌듯한 순간도 분명 있습니다.


* 함께 분노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

* 함께 문제의식을 공유한다는 것!

* 어느 누군가는 분명하고 단호하게 “No!”를 말하는 것!


이런 이야기를 캠페인을 통해서 전해드리고 싶었습니다. 우리는 지금 성매매방지를 위한 문화를 만들고 있고 그것을 시민분들도 함께하고 있으며, 지치지 않는다면 우리의 칼은 분명히 이 문제를 잘라내고 말 것입니다. 참여해주신 모든 분들게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