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함께상담센터는 다양한 성매매방지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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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매매기초 다시 쌓기


감시사업팀 이수현




다시함께상담센터 입사 후 5일에 걸쳐 센터 사업설명, 감시사업팀, 행정지원팀, 상담팀, 현장지원팀, 성매매기초교육을 받았습니다. 그 중 가장 기억에 남았던 교육은 성매매기초교육과 현장지원팀입니다. 성매매에 대해 충분히 이해하고 있다고 생각했던 과거에 뒷통수를 맞은 것 같은 기분이 들었습니다.

성매매기초교육에서 경찰들이 직접 성매매 현장을 목격해야 처벌할 수 있다는 사실에 놀랐습니다. 무엇보다 구매자가 아닌 여성의 문제로만 인식한다는 것을 알게 되어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여기서 부소장님께서 ‘성매매는 여성에게만 초점을 두고 있다. 여성이 아닌 구매자에게 초점을 두어야 한다.’는 말씀을 하신 적이 있습니다. 이 말을 듣고 나 역시도 여성에게 초점을 두고 생각했다는 사실이 부끄럽게 느껴졌고, 구매자에 초점을 두고 생각해야겠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알선자 및 구매자를 처벌하기 위해서는 직접 성매매 현장을 목격해야하며 피해여성이 직접 본인의 피해를 입증해야한다는 점에 충격 받았고, 본인도 처벌 받는다는 사실에 신고 자체를 어려워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또 어렵사리 조사를 받게 되더라도 받는 2차 피해와, 많은 여성들이 중요한 정보에 대해서 고지받지 못하고 조사를 받는다는 점과 피해자로서의 조사 받지 못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성매매전담팀이 없어 지능팀, 사이버팀, 경제팀 등 옮겨 다니며 조사를 받는 과정이 문제적이라는 생각도 하게 되었습니다. 문제적인 조사 과정 중 그나마 ‘신뢰관계동석’이라는 제도가 있다는 것이 다행이라 느껴졌습니다. 이는 피해 여성들의 인권을 보호하기 위해서 꼭 필요한 제도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무엇보다 성산업의 카르텔이 놀라울 정도로 거대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는 곧 업무에 투입된 이후에 조금 더 확실히 알게 되었는데요. 며칠 전 현장 조사를 하며 평상시 못 보고 지나쳤던 마사지 업소 및 다양한 성매매장소가 한 건물에 여러 곳 존재하고, 몇 걸음 안 떨어져 있는 곳에 있다는 점이 충격이었습니다. 무엇보다 버젓이 영업하고 있는 곳을 왜 단속하지 않는가라는 의문점이 들었습니다.(화난다!!!!!)

교육 마지막 날 영등포 집결지 현장지원팀의 교육을 받으며, 영등포 집결지 라운딩을 진행했습니다. 유동인구가 많은 타임스퀘어 뒤편에 위치한 성매매 집결지를 보고 놀랐습니다. 청소년 출입금지 팻말이 있지만 정말 청소년 출입을 제한할 수 있는지 의문이었습니다. 건물이 다 붙어있는 것을 보고 몇 년 전 일어났던 화재 사고가 생각났고, 위험 속에서 일을 하며 살아가고 있는 여성들을 보며 속상했습니다.

입사 전, 성매매에 대해 많이 알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교육 받고, 업무를 진행하며 알고 있던 부분들은 빙산의 일각이라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이번 교육을 통해 성매매에 대해 다시 알아보고 새롭게 생각할 수 있는 유익한 시간이었습니다. 인터넷시민감시단 업무를 하며 성매매광고가 많고, 관련 없는 해시태그를 타고 광고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교육을 통해 성매매는 수요가 없어야 공급이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더 열심히 인터넷시민감시단 모니터링을 해서 광고를 하나라도 빠르게 없애야겠다고 마음먹었습니다.









여자 목소리가 담장을 넘으면


감시사업팀 신유진





5일의 교육기간 중 특히 기억에 남는 순간들이 있다.

하나는 둘째날 신동원 부소장님과 함께한 성매매 기초교육이다. 이때 질문이 적힌 포스트잇들을 보여주셨다. 출강하셨던 곳에서 수강생들에게 성매매에 대해 궁금한 점을 자유롭게 적어 내라고 하여 받으신 것들이라고 했다. 함께 유의미하다고 생각되는 질문을 골라보는 시간을 가진 후에 부소장님께서 하신 말은, 이 질문들의 전반적인 공통점은 ‘성매매 여성’에게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여성들이 어떻게 일하고, 얼마나 벌고 등만 궁금해할 뿐, 그 뒤에 숨어서 진짜 이익을 챙기는 업주와 건물주 그리고 성구매자들에 대해서는 질문하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사람들이 바로 그 성구매자와 성매매 카르텔을 먼저 비판하도록 인식을 변화시켜나가는 활동을 해야한다, 고 하셨다. 이 말을 듣는 순간, 어렴풋하던 활동의 목적이 분명해지고, 내가 다시함께센터에서 어떻게 일을 해나가야하는지 감이 잡히는 듯 하였다.

또 기억에 남는 순간은 아무래도 영등포 집결지를 방문하였을 때다. 가기 전에 아무래도 걱정을 많이 하였다. 그리고 마침내 현장지원팀장님과 함께 방문하여 휘파리 골목을 지나던 중에 몇 분의 여성분들과 마주쳤다. 그 분들은 새로운 사람들이 오니 더 좋다고 말씀하시며 우리에게 반갑게 인사하셨다. 그 중 한 분은 집 앞에 꽃 화분을 한가득 키우고 계셨는데, 원예에 대해 잘 모르는 나도 화분이 하나, 하나 잘 관리된 것을 알 수 있을 정도로 꽃들이 생생했다. 그분께 꽃이 너무 예뻐서 사진을 찍고싶다고 하자 흔쾌히 찍으라고 하시며 꽃들을 하나, 하나 설명해주셨다. 그분들과 인사하고 그곳을 나오는데, 깊은 죄책감에 가슴이 먹먹했다. 나야말로 이분들을 편견을 가지고 대상화하고 있었구나라는 생각이 들어 반성이 많이 되었다.

일주일간의 교육은 하나도 유익하지 않은 것이 없었고, 센터의 모든 팀이 각자가 맡은 현장에서 큰일을 매일 해나가고 있었다. 매순간 현장에서 여성들과 부대끼고, 그들을 피의자로 대하는 수사기관과 착취할 수단으로만 취급하는 업주 및 건물주들과 싸워가며, 조용한 싸움을 꾸준히 해내고 있었다. 조용한 것은 싸울 대상이 작아서가 아니라 우리가 잘 버티고 해나가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던 일주일이었다. 나는 감시사업팀으로서, 적막을 깨고 그 싸움과 그 목적을 더 많은 사람에게, 더 시끄럽게 잘 알려나가야겠다고 다짐했다. 다시함께에서 활동하는 동안 여자 목소리가 담장을 넘어가면 세상이 바뀐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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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등포 성매매집결지에서 누군가 키워낸 탐스러운 해바라기. 갑자기 해바라기 꽃말은 뭘까 궁금해하시길래, 나도 잘 모르면서 ‘무한한 행복’이라고 거짓말을 해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