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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매매 피해청소녀 경찰조사 동석 활동 후기



 



박송이


 


 


경찰의 요청을 받고 부랴부랴 가보니 경찰서 지능팀 안의 분위기는 매우 차가웠다. 상담원이 도착하기 전 경찰과 청소녀 서로간의 신경전이 벌어졌나보다. 경찰은 강압적으로 청소녀는 반항적인 말투를 내뱉고 있었고, 그 안에 친절함이 상실되어 있었다. 서로에게 필요한 정보가 교류되지 않고 불필요한 신경전이 계속되는 상황 안으로 나는 들어갔다.


 


담당 형사는 잠깐 고개를 들었지만, 방문자가 누구인지 어느 기관에서 왔는지 크게 신경 쓰지 않는듯했다. 조사에 대한 충분한 설명없이 피해 청소녀와 동석자에게 반말을 쓰며 질문을 이어나갔다.


 


사건의 내용을 파악해 보니 이 청소년은 피해자 신분인데도 불구하고 마치 피의자인 것처럼 대우했고, 특히 사진촬영 같이 당사자의 동의가 필요한 경우인데도 사전에 동의없이 일을 진행하고 있었다. 이에 청소녀는 거부 의사를 밝혔고 경찰은 답답해하며 더욱더 강압적 자세를 유지하였다.


 


경찰에게 잠시 설명할 시간을 요청하여 청소년와 이야기할 시간을 마련하였다. 지금 이 상황 속에서 경찰이 이 조서에서 요구하는 여러 사안에 대해 반드시 동의할 필요는 없지만 동의 하였을 때와 거부하였을 때의 장단점을 차분히 설명하였다.




설명하는 내내 경찰은 “그렇지”, “그거야”, “맞아 내말이 그 말이었어” 등 답답했던 마음을 털어내고 있었다. 청소녀는 동석자의 설명을 듣고 잠시 생각에 잠기더니 조금 전 태도와는 달리 경찰조사에 협조 하기 시작하였다.


 


두 사람사이의 긴장의 기운이 가시자, 경찰은 내가 누구인지 왜 여기 와 있는지 관심을 보였다. 그리고 청소녀에게 상담원이 경찰조사에 동석하는 이유를 설명할 수 있었다. 사실 수사기관의 요청에 의해 왔으나, 동석상담원은 경찰은 아니라고 말했다. 왜냐하면 피해자들은 경찰에서 만나는 사람은 모두 경찰로 생각하기 때문이었다. 또한 청소녀의 경찰조사 시 인권침해 상황을 방지하고, 심리 정서적 지지기반이 되기 위해 신뢰관계인으로 동석한다고 했다. 또한 다시함께 상담센터에서 지원하고 있는 의료, 법률, 쉼터연계 등을 설명하며 청소녀에게 한걸음 다가갔다.


 


담당 경찰은 처음엔 어린 청소년의 눈높이에 맞게 설명하는 것이 어려운듯했지만, 조사가 진행되면서 차츰 어려운 단어에서 쉬운 단어로 설명 하였고, 청소녀도 잘 협조하여 순조롭게 조사가 마무리 되었다.


 


성매매피해를 입은 청소년들이 보호자 없이 경찰서에서 혼자 조사 받을 때, 어떤 것을 본인이 거부하고 어떤 것을 동의할 수 있는지 모르는 상황 많다. 그 상황 속에서 어린 청소녀는 얼마나 답답하고 무서울지 생각했다. 수사기관의 조사과정에 동행·동석하여 경찰이 청소녀를 피의자가 아닌 피해자 신분으로 인식하고, 피해사실을 알리는 조력자라고 인식하는 하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