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함께상담센터는 다양한 성매매방지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2016년 공모전 수상자 권민경


   
 


사실 나는 성매매에 대해서 딱히 관심이 없었다. 성매매를 필요악이라고 생각하기도 했다. 성매매를 통해 욕구를 해소함으로서 성범죄가 줄어든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성매매는 단순히 성구매자가 돈으로 성욕을 해소 하는 것이고 남에게 피해만 주지 않는다면, 자신의 욕구를 원하는 방법으로 해소하는 것은 문제가 없다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사회적으로 페미니즘이 이슈가 되고, 여성인 나조차 깨닫지 못하고 있었던, 생활 속의 정말 많은 미소지니(여성혐오)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었을 때, 성매매에 대해서도 더 깊게 알아보고 다시 생각해 보게 되었다. 성매매는 돈과 욕구라는 단어로만 말할 수 있는 단순한 문제가 아니고, 여성의 성적 대상화, 상품화와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남성들의 성욕은 반드시 풀어야만 하는 욕구도 아니었고, 특히 성매매는 단순히 성욕이 아닌 성구매자의 지배욕, 권력욕과 관련이 있고, 성구매자와 성판매자를 동등한 인식으로 바라보지 않으며, 이것은 사회적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


 


성매매 공모전이 있다는 것을 알았을 때, 예전의 나처럼 생각하는 사람들의 생각을 바꿀 수 있는 영상을 만들고 싶었다. 내가 잘못 생각하고 있었던 것들에 대하여 이야기하고, 여성에 초점을 맞추거나 감정에 호소하는 것이 아닌, 왜 성매매가 사회적 문제와 연결 되는 것인지에 대해서 사람들이 이성적으로 납득할 수 있도록 하고 싶었다. 하지만 성매매 역시 꽤 민감한 주제였기 때문에 두려움도 컸었다. 그래서 성매매 관련 기사, 성매매 종사자들의 인터뷰, 다른 나라의 사례들 등 다양하게 조사를 했다. 주변 사람들의 성매매에 대한 생각도 많이 물어봤다.


 


사람들은 성매매에 대해서 정말 다양한 의견을 가지고 있었다. 그 중에서 많았던 의견은 ‘싫긴 하지만, 딱히 반대해야할 이유는 모르겠어.’였다. 누군가가 반대하는 이유에 대해 물어봤을 때 자신 있게 설명할 수 있을 만큼 성매매에 대해서 확실히 알아야겠다고 생각했다. 평소 영상을 만들 때는 색감이나 디자인 등 시각적인 부분에 대해서 많이 고민하는데, 이번 공모전은 영상이 전하는 메세지에 대해서 정말 많이 고민했던 것 같다. 찾아본 자료들을 바탕으로 나의 생각과, 하고 싶은 이야기를 정리하고 나니, 그 후로는 재밌게 작업했다.


 


이야기의 흐름을 생각하면서 떠오르는 것들을 메모지를 들고 다니면서 스케치 했다. 그렇게 여러 가지 장면들이 스케치 되고, 그것들을 다 연결해서 스토리 보드를 만들었다. 말하고자 하는 내용을 그림을 통해 비유해서 표현하려고 노력했다. 사회적 문제라는 것을 말하는 만큼, 차분하고 어두운 느낌으로 만들고 싶어서 검정색 바탕과 하얀색 선을 중심으로 작업했다. 내용을 직접적으로 전달하고 싶어서 많은 고민을 했는데, 자막을 밑에 두는 것이 제일 효과적일 것 같아서 자막을 만들고, 배경음악도 고르고 나니까 작업이 끝났다.


 


내가 만든 영상을 보고 생각이 바뀌는 사람이 있다면, 정말 기쁠 것 같다는 생각으로 공모전에 응모를 했다. 3주 동안 조금은 촉박하게 만들었던 영상이지만 내가 의도한대로 완성을 할 수 있어서 다행이었고, 이때까지 만들었던 예쁘고 귀엽기만 한 것에 신경 쓴 영상들과는 달리, 생각을 나타내고 싶은 목적이 있는 영상이라 더 의미 있는 작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