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함께상담센터는 다양한 성매매방지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청소년특별전담실 상담원 이우진


 


대한민국 헌법에 따르면 모든 국민은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가지며,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가집니다. 그리고 국가는 개인이 가지는 불가침의 기본적 인권을 확인하고 이를 보장할 의무를 집니다.(대한민국 헌법 제2장 국민의 권리와 의무, 제 10조)


 


그렇다면 한국 사회에서 우리 청소년은 기본적 인권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요? 청소년이 나고 자라는 가정, 학교, 사회는 이들의 건강한 울타리가 되어 어려서부터 인권에 대한 민감한 감수성을 기르도록 제대로 된 교육과 경험의 기회들을 보장하고 있을까요? 한국 사회는 청소년이 그들의 권리에 대해 성찰하고 마땅히 누릴 수 있도록 보장하지 못하고 무관심으로 방치하며, 그들의 권리를 논하는 것을 늘 우선순위에서 미루고 있습니다. 또한 청소년이 기성세대의 편의대로 주어진 본분에 충실하며 살아가도록 강요하고 있습니다.


 


우리 사회에는 청소년 인권에 대한 제대로 된 관심과 주의가 필요합니다. 그들과 함께 기본적 권리와 의무에 대해 대화하고, 이를 마땅히 누리고 수행할 수 있도록 그 경계를 주체인 청소년과 함께 세워가야 합니다. 국가는 청소년이 가지는 불가침의 기본적 인권을 확인하고 이를 보장할 의무를 적극적이고, 구체적으로 수행해야 할 것 입니다. 또한 현 시점에서 청소년 인권을 논하고 그들과 보다 가까이서 만나는 수많은 청소년 단체들도 청소년 인권을 대변하는 한편, 청소년 개개인이 실생활 속에서 인권과 관련한 상황, 결과, 책임을 구체적으로 알아가도록 가교 역할을 해주어야 할 것입니다.


 


저는 이곳 다시함께상담센터에서 우리 사회가 드러내지 않고 방치하는 성매매 피해 청소년을 만나고 있습니다. 이들과의 대화 속에서 개개인의 아픔들이 여기저기서 불쑥 불쑥 튀어 올랐습니다. 해맑은 표정으로 풀어내기에는 너무도 충격적인 폭력과 차별의 피해가 그들 삶 속에 뒤엉켜 있었습니다. 절대 쉽지 않았을 성매매 피해 경험이 마치 그들의 가장 쉬운 선택이었던 것처럼 둔갑되고, 그 결과에 따른 책임도 오롯이 청소년 홀로 감내하고 있었습니다.


 


성매매 피해 청소년의 경험 속에는 폭력과 차별이 너무 깊이, 너무 만연히 자리 잡고 있는 듯 보였습니다. 가정폭력, 성폭력, 성차별, 연령차별을 비롯한 수많은 폭력과 차별의 경험이 오랜 기간 누적되어 있었음에도 정작 당사자인 피해 청소년들은 본인 스스로가 얼마나 인권침해를 당하고, 착취당하고 있었는지 제대로 깨닫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이러한 폭력과 차별의 피해가 누적되기 이전에 청소년 스스로에게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 행복할 권리에 대해 제대로 교육하고, 이를 함께 지켜 나가는 안전장치들이 제대로 기능했다면 얼마나 좋았겠는가 하는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현실이 비단 이곳에서 만나는 성매매 피해 청소년에게만 해당되는 일은 아닐 것이라는 생각을 하며, 어디서부터 어떻게 바로잡아가야 할 것인가에 대한 수많은 고민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아직도 우리 사회에 폭력과 차별이 난무하고, 인권감수성이 떨어진다는 이야기가 생소하게 들리는 사람이 있을까요? 우리는 모르지 않는 것 같습니다. 다만 더 알려고 하거나 그것을 바꾸려고 더 애를 쓰지는 못했던 것 같습니다.


 


다시함께상담센터에서 성매매 피해 청소년을 만나며 그들의 변화하는 삶의 경험과 기회들을 함께 찾아가는 과정 속에서 앞으로 성매매 문제를 비롯하여 그 어떤 폭력과 차별 앞에서도 제 자신이 무지하고 무력해지지 않도록 연대의 책임과 노력에 함께 하겠다는 다짐을 거듭합니다. 연대의 노력으로 행동하며 제대로 된 변화로 나아가 인권이 살아 숨 쉬는 사회에 우리가 함께 서 있을 수 있기를 희망하며 오늘 하루도 나의 몫을, 그리로 우리의 몫을 다하고자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