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함께상담센터는 다양한 성매매방지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정지운 왓칭유 시민활동단






연합뉴스에서 이번 한글날에 발표했던 ‘룸나무’라는 신조어 아시나요? ‘룸살롱 꿈나무’라는 뜻으로, 짧은 교복 치마를 입거나 진한 화장을 한 여성 청소년들을 가리키는 비속어입니다. 저는 5년 전엔 이 용어를 비일비재하게 사용하는 집단의 구성원이었습니다. 그 속에서 저는 방관자이자 무지의 가해자였습니다.






그러나 저는 성인이 되면서 어린 제가 묵인했던 여성혐오가 얼마나 우리 생활에 자연스럽게 녹아있는지 인식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면서 일어난 가장 큰 변화는 제가 더 이상 성매매 업소의 종사자들을 성판매자가 아닌 성매매 피해 여성들로 받아들이게 된 점입니다. 그리고 제가 지금의 남성 사회를 최전방에서 마주하고 있는 성매매 피해 여성들과 연결되지 않고는 여성에 대한 폭력의 추방을 말할 수 없다고 생각했을 때, 왓칭유를 알게 되어 활동하게 되었습니다.






신림에서 이루어진 4주간의 현장감시활동은 제가 이론으로만 알고 있던 사회를 느끼게 해주었습니다. 평소에 카페를 많이 이용하는 저로선 '성산업의 규모가 커피산업의 5배'라는 이야기를 듣고 놀랐는데 막상 현장에서 발로 뛰며 그 실태를 파악해보니 그 수가 엄청나다는 것을 실감하게 되었습니다. 또한 평소에 성매매 업소인지 몰랐던 곳들까지 성매매가 공공연하게 이루어지는 곳이고, 그 주변의 다양한 상권들이 사실은 성매매 업소들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운영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는 저에게 실로 거대한 규모의 성매매 산업이 얼마나 많은 성매매 피해 여성들을 낳고 있는지 절감하게 했습니다.






왓칭유에서는 앞서 말한 실태파악뿐만 아니라 직접 업소의 불법사항을 찾아내 민원을 넣어보는 활동까지 배울 수 있었습니다. 평소에 무심코 지나쳤던 거리를 교육을 받은 후에는 많은 업소들이 존재한다는 걸 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옥외광고물이나 CCTV 등을 촬영해 민원을 넣음으로써 의견이 반영되고 개선되는 것을 경험하면서 성매매산업의 근절에 기여했다는 보람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러한 활동들을 혼자서가 아닌 왓칭유로 함께 함으로써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토론할 수 있었습니다. 나와는 다른 사람들과 같은 주제에 대해 이야기하며, 내가 보지 못했던 부분을 볼 수 있고 알지 못했던 부분을 알 수 있었습니다. 또한 부족한 부분들은 선생님들께서 구체적인 피드백과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이야기들로 채워주셨습니다.






활동의 첫날에는 이렇게나 뿌리깊게 잠식해있는 문화를 개선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그러나 다시함께센터의 왓칭유는 이러한 의문에 희망으로 답해주는 활동이었습니다. 왓칭유와 함께 추운 골목 골목을 돌아다녔던 2달은 성매매가 다양한 모습으로 우리의 일상 속에 자리하고 있음을 인지하고, 그러한 일상을 살아가는 나의 실천으로부터 변화가 시작됨을 알게 되는 뜻 깊은 시간이 되었습니다. 12월 7일, 마지막 활동이 끝나고 친구는 제게 이런 말을 해주었습니다.






“고생 많았다. 네 덕분에 좀 더 좋은 세상이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