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함께상담센터는 다양한 성매매방지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다시함께상담센터 활동가의 다섯 번째 이야기!
2022년 12월
Vol. 05
이웃집활동가 홀수달 마지막 주에 한 번씩 찾아와서
다시함께상담센터 활동가의 삶 속에 녹아있는
활동 이야기, 성매매방지활동 중 겪은 인상적인 경험들,
그리고 활동가들은 일상 속에서 어떤 고민을 하는지에 관해서
이야기하는 새로운 편지입니다.

* * *

안녕하세요! $%name%$님,
울긋불긋 가을이 지나고 겨울의 초입에 들어섰습니다.
찬바람이 온몸을 감싸는 계절이라 그런지
따뜻한 차 한잔이 자주 생각나는데요.
마음이 통하는 상대와 차 한잔하며 두런 두런 이야기 나누는 것처럼
활동가 이야기를 준비해보았습니다.
누구나 알지만 아무도 꺼내지 않는 이야기,
머뭇거리지 않아 더 자연스러운 이야기를 들려드릴까 합니다.

돌아가게 되더라도


김민영 소장


이제 딱 한 장 남은 2022년 달력을 보고 있자니, 이런저런 생각이 많습니다. 뒤적뒤적 앞장들을 하나둘 넘겨보니, 빼곡히 적혀있는 메모들 속에서 유독 눈에 띄는 집회 일정들이 있습니다. 그러고 보니 올 한 해 평일에는 업무를, 주말에는 집회에 참석하는 시간들이 꽤 많았네요. ‘여성가족부 폐지가 가져온 일상이었습니다.

 

여가부 없어지면...”으로 시작하는 내담자들의 질문은 불안과 염려로 가득합니다. 혹시 센터가 없어지는 것은 아닌지, 지금 진행하고 있는 소송과 조사를 혼자 맞닥뜨려야 하는 것은 아닌지, 지금처럼 병원을 계속 다닐 수 있는 건지, 사부작 공방은 계속할 수 있는 건지, 언제까지 그럴 수 있는 건지 등등등. 그 질문 하나하나가 각자의 처지와 심정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어서, 듣고만 있어도 힘이 듭니다.

사실 여가부가 존속해 온 지금까지도 상황은 그리 좋지 않았습니다. 제 기억이 맞다면 최근 5년간 여성가족부는 연초에 발표하는 업무계획에서 아동청소년대상을 제외하고 한 번도 성매매와 관련한 로드맵을 언급한 적이 없습니다. 성매매방지법이 제정된 지 20년이 다 되어가는데도 여성들의 탈업과 자활을 지원하기 위한 구조지원금 액수는 십 원 한 장 변함이 없고, 당초 단기집중목표로 삼았던 성매매집결지 해체조차 그 형편이 여전합니다. 진화하는 성매매 실태를 제대로 포착할 수 있는 조사 전략을 강구하기에는 한없이 무지하고 안일하며, 성매매 여성이 예외 없이 입건되는 상황에서조차 법무부/행안부 등과 고집 있는 협상이나 설득을 기대하기 어려울 정도로 미니 부처입니다.

 사진 출처 : 서울신문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여가부가 소중한 이유는 국정에서 유일하게 성평등 가치를 이어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경제 발전과 국가 안보, 세계화와 경쟁력 강화 일변의 아젠다(agenda) 속에서, 교차하는 권력들의 위계를 섬세하게 살피며 저마다의 인권을 두루 보장할 수 있는 과제를 제 것으로 삼는 성평등전담부처로 기능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과업은 아쉽게도 복지적 관점이나 처벌적 시각만으로는 대체하기 어려우며, 특히 산업화된 성매매를 구성하는 각각의 기능과 본질을 간파하여 제대로 해결할 수 없습니다. ‘구조적 성차별은 없다거나 여가부는 소임을 다했다’, ‘복지부로 통합하여 성평등 강화하겠다는 선언들이 바로 그 증거가 됩니다.

 11월 15일(화) 명동성당앞 한국YWCA연합회, 한국YMCA전국연맹 여성가족부 폐지안 규탄 기자회견
이제 정부조직개편안이 본격적으로 논의될 모양입니다. 결국 어떤 모양으로 매듭이 지어질지 모르겠지만, 성매매는 명백히 제도화·산업화된 여성폭력이고 이를 향유하는 특정 집단의 잔인한 연대가 지속확장되는 것을 현장단체들은 매일같이 확인하고 있습니다. 그러니 저희는 계속 가던 길을 가야지요. 돌아가게 되더라도 말입니다. 가는 길에 더 많은 시민들과 만나 열심히 알리고 함께 이야기 나누는 일을 멈추지 않겠습니다. 성매매여성 불처벌이 중요한 이유와 기울어진 권력과 가부장이 보다 현란하고 은밀하게 작동하는 디지털 매커니즘에 대해서, 그리고 이것을 방조하고 용인하며 격려하는 사회정치경제문화그밖의모든 것...이라 말해도 좋을 것들에 대해서. 그러니 여러분들도 저희의 걸음이 너무 외롭지 않도록, 지금처럼 한결같은 관심과 응원으로 함께해주세요. 돌아가게 되더라도 말입니다.
세계여성폭력추방주간 기념 다시함께상담센터 SNS 이벤트
세계여성폭력추방주간은 도미니카공화국의 세 자매가 독재에 항거하다 정권의 폭력으로 숨진 11월 25일을 기념해 1981년 시작되었습니다. 이후 1991년, 세계 여성 운동가들이 11월 25일부터 세계인권선언일인 12월 10일까지 '세계여성폭력추방주간'으로 정했습니다. 그리고 지금 세계 곳곳에서 여성에 대한 폭력에 반대하고, 여성인권을 실현하고자 하는 다양한 캠페인을 진행해 오고 있습니다. 다시함께상담센터에서 준비한 세계여성폭력추방주간 기념 이벤트에 참여하고 선물도 받아가세요!
12월의 이웃집 활동가 어떠셨나요?
아래의 링크를 통해 어떤 점이 좋았는지,
혹은 나빴는지,
혹시 더 궁금한 게 있으셨다면
어떤 것이 있는지 알려주세요.
다음 내용을 꾸리는데 참고하도록 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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