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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외공간'으로서 영등포 성매매 집결지 - 현장지원팀 내부 스터디 후기



영등포 집결지 기록화 방향성 제고를 위한 목적으로, 서울시립대학교 도시사회연구센터 연구원 김희식 선생님의 도시 역사의 저장고 집결지강의를 듣고 내부 스터디를 진행하였습니다. 이날 현장지원팀과 집결지 기록화 사업을 함께 해주실 페이퍼백 아카이브 대표 허나윤 선생님감시사업팀 선생님 한분이 참여하여 주셨습니다.



김희식 선생님은 아키비스트가 여성이 보이지 않는 곳, 역사가 보려고 하지 않는 영역에서 여성을 가시화하지 않는다면 여성의 기록은 역사가 되지 않는다.’는 허나윤 선생님의 말씀을 인용하며, 도시 역사에서 무엇을 기억해야 하는지 말씀하셨습니다. , 우리나라는 압축적 근대화 과정에서 공간 문제에 대해 사유나 성찰이 아니라 계획과 개발의 대상으로 사유하는 지점에 대해 지적하였습니다.



성특법이 집결지만을 대상으로 한 것이 아님에도 그 시행 과정에서 집결지 폐쇄 사업만 유독 사회적으로 많은 주목을 받은 것은, 뉴타운 사업이 본격적으로 전개되는 과정에서 집결지 폐쇄가 많은 사람들의 관심사와 이해관계가 일치하는 지점이 되었기 때문이었다. 사람들은 집결지를 부순 이후의 모습을 제멋대로 상상하고 욕망했다. 어떤 사람들은 성매매가 근절되고 여성인권이 증진된 사회를 상상하면서 그 과정에서 여성으로서 자신의 목소리가 사회적 움직임에 반영되는 정치적 효능감 같은 것을 기대했다. 그리고 다른 대부분의 사람은 깨끗하고 번듯한 도시 경관을 상상했는데, 이는 단순히 건전한 환경을 조성하겠다는 의지 따위만으로 촉발된 것이 아니었다. 집결지 주변에 위치한 자신의 집이나 땅의 값이 오를 기회라는 인식 때문이었다. 많은 사람이 자신도 개발이익의 수혜자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날 우리는 성매매를 둘러싼 논쟁에 모든 이들이 한 마디씩 말을 보태나, 정작 성매매 여성에게는 발언권이 없다는 것에 대해서 함께 이야기 나눌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성매매 여성은 논쟁의 주체가 아닌, 소재로서 늘 피해자아니면 범죄자인 이분법적 분류에 놓인다는 점과 성매매의 도덕성에 대한 논쟁은 역설적으로 이들을 소외시킨다는 점에 대해서도 함께 통감했습니다.



역사적 공간으로써의 영등포 성매매 집결지는 1930년대부터 근대적 시가지와 공업지역이 건설될 때 형성된 곳으로, 개항 이후 식민 도시의 건설 과정에서 이식되었습니다. 이곳은 한국 근대 도시의 역사와 함께 오랜 시간 예외공간으로 존재하며 착취와 혐오, 차별을 내재화하였습니다. 영등포 성매매 집결지는 근현대 시기 영등포의 가장 어두운 민낯을 보여주는 곳입니다.



현장지원팀은 현존하지만 곧 사라질 성매매 집결지 기록화 작업을 통하여 성 착취 구조 안에서 폭력 피해의 대상이었던 여성을 주체로 복원하고, 도시의 역사를 새롭게 기록하고자 합니다. 영등포 집결지 기록화를 통해 성매매가 여성의 인권을 착취하는 성 불평등에 기반한 폭력이라는 인식이 공유되어 영등포 지역사회의 인권 감수성이 향상되고, 시민의 문화적 공간으로 도시가 재생되는 한 걸음이 되고자 합니다.



현장지원팀의 영등포 성매매 집결지 기록화 사업을 기대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