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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우리는 명동 길 위에 섰습니다. 이 길은 지난 100년 동안 우리의 선배들이 걸어간 평등하고 정의로운 사회를 향한 길입니다. 민주주의를 위해 싸워왔던 땀과 눈물의 길입니다. 그런데 오늘, 우리는 다시 민주주의를 지켜내야만 합니다. 일방적으로 성평등을 지우는 윤석열 정부를 규탄하고, 여성과 남성 모두가 나라의 주인으로 권리를 갖는 민주주의 사회를 수호하기 위해서입니다. 그 누구도 배제되지 않는 성평등 민주주의를 지켜내기 위해서입니다. 


한국YWCA와 한국YMCA는 정의롭고 평화로운 세상을 만드는 것을 목적으로 합니다. 이에 지난 20대 대선 선거 과정에서부터 지금까지 여성가족부 폐지 반대를 외치며, 성평등 추진체계 강화를 통해 보다 더 성평등한 사회로 나아가야 함을 이야기해왔습니다.

우리의 요구는 명료합니다. OECD 성별임금격차 꼴찌, 유리천장지수 꼴찌, 여성국회의원 비율 19%, 윤석열 정부 여성장관 비율 16.7%. 이 수치가 보여주는 구조적 성차별, 성불평등 문제를 해결하라는 것입니다. 우리 사회에 깊이 뿌리박혀 있는 가부장적 문화를 바꾸라는 것입니다. 의사결정 내 여성대표성을 확대하고 여성들이 고위직에 종사할 수 있도록 사회전반의 정책을 수립하고 집행하라는 것입니다. 이를 통해 성별임금격차를 해소하라는 것입니다. 


그러나 지금 우리 사회에는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습니까. 윤석열 정부는 야금야금 ‘성평등’이라는 단어를 지우고 민주주의 정신을 훼손하고 있습니다. 행정안전부는 여성가족부 폐지가 담긴 정부조직개편안을 발표하고, 교육부에서는 교과서에서 ‘성평등’ 용어를 삭제하고 있습니다. 지방자치단체에서도 여성가족과를 없애고 관련 정책들을 폐기하려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우리는 묻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이 정부가 성평등을 지우면서 얻고자 하는 것이 무엇입니까. 지지율이 떨어질 때마다 여성가족부 폐지 정책을 내미는 이 정부가 추구하는 국정은 대체 무엇이란 말입니까.


지금 우리가 지키고 있는 민주주의는 수많은 사람들이 이 명동에서, 대한민국에서 청춘을 바쳐 일궈낸 국민들의 민주주의입니다. 윤석열 정부가 손바닥 뒤집듯 지지율에 따라 바꾸거나 사유화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성평등 민주주의는 우리 사회의 근간이며, 이제는 국제사회와의 약속입니다. 전 세계는 공통의 약속을 정하고 이행함으로써 함께 정의롭고 평화로운 성평등한 사회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우리는 대한민국의 주인인 국민으로서 이 책임을 끝까지 수행할 것이며, 성평등 민주주의를 지켜낼 것입니다. 


이에 우리는 윤석열 정부에 요구합니다.

하나, 윤석열 정부는 대한민국의 절반인 여성들을 나라의 주인인 국민으로 인식하고 성평등 민주주의를 마음에 새기십시오.

둘, 윤석열 정부는 여성가족부 폐지안을 철회하고, 정부부처 및 지방자치단체에서 성평등을 지우려는 시도를 중단하십시오.

셋, 윤석열 정부는 구조적 성차별을 해결하기 위해 성평등 추진체계를 강화하십시오.


여성가족부 폐지는 민주주의의 퇴보입니다. 우리는 모두가 평등하게 살아가는 세상을 위해, 성평등 민주주의를 지켜내기 위해 끝까지 외칠 것입니다.



2022. 11. 15.

한국YWCA연합회 한국YMCA전국연맹